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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민들레(나다움, 자기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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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이 읽을 책을 저 혼자 도서관에 가서 제목만 보고 빌려올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 책을 읽다가 아이들이 고르는 책을 빌려오기도 하지만 평일에는 저 혼자 가서 빌려오곤 하지요. 오늘 리뷰할 김장성, 오현경 작가님의『민들레는 민들레』도 책 제목만 보고 빌려온 책이었습니다. 과연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 저희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아이가 저에게 추천해 준 책 - 나다움 어른들이 보기에는 이 책 제목만 보아도 어떤 내용인지 대충 감이 오시지요? 맞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나다움'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빌려왔고, 책꽂이에 다른 책들과 함께 가지런히 꽂아놓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첫째가 "엄마, 이 책 좋다. 엄마도 읽어봤으면 좋겠어. 추천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책의 메시지를 잘 읽었는지 궁금하여 둘째와 함께 다시 한번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아이들에게 "어떤 내용인 것 같아?"라고 물으니, "으응, 어디에 피어나든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이야기 같아. 틈새에서 피어나도 예쁜 민들레야. 민들레 꽃이 지고 나서 씨앗일 때도 민들레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이야기가 없고 글도 많지 않지만, 반복해서 말해 주는 '민들레는 민들레'가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스팔트 틈새에서든, 지붕에서든, 여기저기 피어있는 민들레는 보며 아이가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백이 주는 힘이 강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김장성 작가님 글, 오현경 작가님 그림의 이야기꽃 출판사에서 2014년에 펴냈고, 이듬해 2015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스페셜 멘션을 받았습니다. 자기존중과 나다움 출판사는 책 소개로 "민들레는 흔하고 가까우면서도 예쁩니다. 게다가 피고 지고 다시 싹 틔우는 생명의 순환을 거의 동시에 다 보여줍니다. 그래선지 어린 독자들에게 민들레의 한살이를 보여주는 생태 그...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몰입, 간접경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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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림책은  그림책 연령별 권장도서(서울시교육청, 2025년 겨울방학, 유아) 에서 소개해 드린 최정혜작님의 『창덕궁에 불이 꺼지면』입니다. 출판사 '책 읽는 곰'에서 시리즈로 내는 우리 문화 그림책 <온고지신>의 24번째 책입니다. 저는 제목을 보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창덕궁에 어둠이 내려앉고, 관광객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호기심을 느껴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과연 저희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호기심, 속도감 있는 몰입으로 작가가 창덕궁을 관람하고 나서 ‘불이 꺼지고 모든 관람객이 집으로 돌아가면, 과연 궁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금천교 위에 조용히 앉아 있는 작은 해치는 어떤 꿈을 꿀까?’라는 상상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런 상상으로 완성된 이 책은 해치를 따라 창덕궁의 낮과 밤을 아름다운 수채화로 보여주며 창덕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하고 창덕궁 곳곳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과연 저도, 저희 아이들도 '낮에만 보았던 궁궐의 밤의 모습을 어떨까?'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해치가 개구리 친구를 찾아 창덕궁 곳곳을 뛰어다니는 장면에 속도감 있게 책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창덕궁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경복궁에 가 본 적이 있어서 "우리 경복궁에 각봤잖아, 거기에서도 해치 봤어"라며 나름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해치(獬豸)란 선악을 판단하고 불의를 물리치는 상상 속의 동물로, 전통적으로 궁궐 입구나 다리 옆에 세워두던 수호신상입니다. 실제로는 위엄있게 생겼지만 책에서는 강아지처럼 귀엽게 그려주어 아이들이 더 친근감있게 해치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창덕궁에 가 본 적 없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복궁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입니다. 영제교 위에서 봤던 해치, 해설사님께 들었던 이야기를 서로 떠올리면서 "...

나는 오늘도 감정식당에 가요(감정 수용, 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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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림책은 " 그림책 연령별 권장도서(서울시교육청, 2025년 겨울방학, 유아) "에 소개해 드린 김현태 글, 오숙진 그림의 그린북에서 출판한『나는 오늘도 감정식당에 가요』입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우리 아이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감정이 음식으로 기분에 따라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난 적이 있으시지요? 스트레스가 쌓인 날엔 매운 음식이 당기고, 마음이 헛헛하거나 속상한 날엔 따뜻하고 부드러운 국물 요리가 먹고 싶거나 하는 것처럼요. 이렇게 우리가 평소에 자연스럽게 느끼는 점을 발상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어른인 저에게도 꽤 자연스럽게 와닿았던 것은 물론이고요. 책 속 주인공 미미는 매일 '감정식당'을 찾고, 그날의 감정에 따라 사장님이 딱 맞는 요리를 내어줍니다. 기쁜 날에는 미미를 계속 웃게 해 줄 달달하고 예쁜 딸기 컵케이크를, 슬픈 날에는 마음을 감싸안아줄 따뜻한 단호박프와 눈물이 넘치 않게 막아줄 따끈한 빵 조각을 내어주는 식입니다. 감정식당 사장님은 아이의 감정에 대해 조언하지도 않고 화가 나도 화내지 말라고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 감정에 맞는 음식을 내어줄 뿐입니다. 그럼 아이는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으며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조절하게 됩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감정이 나옵니다. 아이와 읽으면서 "이 감정에는 어떤 음식이 나올까?" 하고 서로 맞혀보니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감정을 요리에 비유하여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조절하는 데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될지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음식 그림도 그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니, 아이와 함께 음식 그림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감정 수용의 경험, 감정 조절의 첫단계 입니다 감정코칭(Emotion Coaching)...

꿈이 왔어요(수면불안, 상상력, 주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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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 4~8살 무렵에는 낮에 속상한 일이 있었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무서운 생각이 나서 못 자겠어"라며 잠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이에게 "엄마가 꿈에 찾아가서 꼭 안아줄게. 구름 타고 같이 여행 다니다가 구름 솜사탕도 뜯어먹자."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럼 아이는 안심하며 제 손을 꼭 잡고 잠이 들곤 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렇게 아이가 잠에 들기 어려워할 때 읽어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자리 수면불안, 어디서 오는 걸까 4~8세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무서워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이 시기는 상상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인 동시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아직 완전히 구분하지 못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낮에 받은 스트레스나 감정이 소화되지 않은 채 잠자리까지 따라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유치원에서 친구와 다툰 날, 발표를 잘 못한 날,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이 됐을 때도 마음이 무거운 날이면 어김없이 잠이 잘 안 온다고 하였습니다.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각성 상태라는 것을 나중에야 이해했습니다. 정서적 각성(emotional arousal)이란 어떤 감정 자극으로 인해 심신이 흥분되거나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눈을 감아도 뇌가 쉬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눈 감아, 자야 해"라고 말하기만 하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제 경험상 그 말은 오히려 아이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엄마와 도란도란 이야기할 때가 스르르 잠에 들기 좋았는데, 엄마가 이야기하지 말고 잠에 들라고 할 때는 오히려 무서운 생각도 들고 해서 잠에 들기 어려웠다고 하였습니다. 필요한 것은 명령이 아니라 전환이었습니다. 무서운 생각 대신 채워 넣을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의 씨앗 하나. 『꿈이 왔어요』는 바로 그 씨앗 역할을 합니다. 미요시 아...

나의 특별한 도시락(이민, 소속감, 다문화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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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2025년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체리 모의 그림책 『나의 특별한 도시락』입니다. 지난 포스팅 " 그림책 연령별 권장도서(서울시교육청, 2025년 겨울방학, 유아) "에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이 책 표지만 보았을 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마음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민 간 아이에게 닥친 하루 홍콩에서 살던 준이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하지만 준이가 아는 영어 단어는 "안녕", "고마워", "몰라" 이 세 단어뿐이었죠. 의사소통도 제대로 할 수 없는데, 홀로 낯선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아이를 상상하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좀 쿵거립니다. 어른인 저도 낯선 환경에 놓이면 긴장하고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하게 되는데, 언어조차 닿지 않는 교실에 앉은 아이는 얼마나 막막했을까요. 이 책은 도시락을 매개로 낯선 세계에 홀로 던져진 아이의 이야기를 다정하고 조용하게 풀어내 줍니다. 작가 체리 모는 실제로 홍콩에서 자라 열 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그 경험을 고스란히 준이에게 담아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어설픈 위로나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이 없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친구 하나 생기지 않는 점심시간의 고요함, 매일 집으로 돌아올 때 느끼는 외로움이 그림 안에 그냥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이런 감정은 발달심리학에서 문화적응 스트레스(acculturative stress)라고 부릅니다. 문화적응 스트레스란 새로운 문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긴장과 불안 상태를 뜻합니다. 이민 가정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지만, 전학이나 어린이집 첫 등원처럼 낯선 환경에 처음 놓이는 모든 아이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거창한 이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새 학기 첫날 느끼는 그 감정들과 같습니다. ...

내 친구가 하고 싶은 말(공감 발달, 마음이론,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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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박하잎 작가의『내 친구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책은 지난 포스팅 " 그림책 연령별 권장도서(서울시교육청, 2025년 겨울방학, 유아) "에 소개되고,  제32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대상을 수상하였고, 반려동물과 아이 사이의 따뜻한 오해를 그린 그림책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책 표지를 보고 '아이와 금붕어에게 무슨 일이 있나봐.'라며 금붕어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라고만 생각했는데, 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반려동물들과 아이들의 생각 - 공감 발달 이 책에는 금붕어, 앵무새,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은 반려동물의 행동을 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하고 궁금해하고, 책 후반부에서는 시점이 전환되며 동물들이 사실은 아이들을 걱정하고 위로하고 있었다는 속마음이 드러납니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을 보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서로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하면서요. 그러면서 동물들이 서로 "오늘 내가 내 친구를 어떻게 돌봐줬는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장면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각자 동물 친구들이 아이를 어떻게 보고 있었고, 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궁금했거든요. 그러면서 인간이 동물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관계가 아니라, 동물도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상호적인 존재로 그려진다는 점을 느끼고는 마음 따뜻해 하였습니다. "금붕어가 노래를 불렀다는 게 너무 웃겨." 라면서도 "아이를 위해서 노래를 불렀던 거였구나."라고 감동받아 했습니다. 실제로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아이의 공감능력과 대인관계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출처: 김명희·천성문, 재활심리연구 2024 ). 이 책이 그 관계를 따뜻하게 시각화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론과 조망수용능력의 발달을 돕습니다 이 책에는 발달심리학 관점에...

내 모자 보았니?(공감과 성장, 협력,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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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림책 리뷰는 신운선 저자, 정지윤 그림,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내 모자 보았니?』입니다. 단순히 모자를 찾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고 나서 아이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잃어버림이 꼭 불행은 아니라는 것, 함께라서 더 즐겁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모자를 잃어버린 주인공, 그 이후엔.. - 공감과 성장 신운선 저자, 정지윤 그림,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내 모자 보았니?』에서 레미는 숲에서 바람에 모자를 잃어버리고 토끼, 곰, 다람쥐를 차례로 만나며 모자의 행방을 묻습니다. 동물 친구들은 모자를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바람이 불어간 방향을 알려주고, 레미는 고마운 마음으로 그들의 일을 함께 도와줍니다. 그리고 결국 처음 잃어버린 모자 대신, 친구들이 힘을 모아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꽃모자를 선물 받습니다. 저희 아이는 레미가 모자를 잃어버리는 장면에서 "아, 레미 속상하겠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가 책에 집중하여 등장인물의 감정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기특했고, 책이 아이에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연습을 시켜주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책을 조금 더 읽다가, 5세였던 저희 아이는 줄거리보다는 책에 나오는 동물들에게 더 관심히 가져서 이야기가 줄거리와 좀 멀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책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맘 때 아이들은 이야기보다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장면과 인물에 먼저 반응하니까요. 아마도 이 포스팅을 읽는 여러분의 아이도 뜬금없이 "토끼는 당근을 좋아하네", "다람쥐가 귀여워" 라며 동물친구들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림책 장면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여 주세요. 책을 다 읽고 아이는 "친구들이 만들어줘서 좋았겠다. 새 모자가 더 예쁜 것 같아"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레미가 모자를 잃어버려서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마지막에는 친구들이 만들어준 ...

사실은, 우리 모두가 그래(자부루, 다양성,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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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한 권을 읽고 아이가 스스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해도 이상한 건 아니네"라고 말했습니다. 콜롬비아 출신 작가 디파초의 『사실은, 우리 모두가 그래』를 읽은 후였습니다. 짧은 그림책이 아이에게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준 것에 놀랐습니다. 자부루, 낯선 새 이름 뒤에 담긴 것 『사실은, 우리 모두가 그래』의 주인공은 자부루(Jabiru)라는 황새입니다. 자부루는 신대륙 최대 크기의 황새로, 남미 습지와 초원에 서식하는 실제 조류입니다. 디파초가 이 새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건 단순한 취향이 아닐 겁니다. 낯설지만 실존하는 생명, 크고 묵직하지만 조용히 살아가는 존재. 그 특성이 이 책의 메시지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책은 어떤 자부루는 혼자이고, 어떤 자부루는 함께 산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늘어놓습니다. 어떤 새는 같은 종끼리만 어울리고, 어떤 새는 다른 종과도 섞여 삽니다. 어떤 새는 먼저 세상을 떠나고, 어떤 새는 막 태어납니다. 판단도 없고 결론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존재한다는 것만 이야기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양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은 "우리는 모두 달라도 소중해요" 식의 교훈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릅니다. 교훈을 말하는 대신, 그저 보여줍니다. 아이는 교훈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다 잊어버리지만, 스스로 발견한 것은 좀처럼 잊지 않았습니다. 책 말미에는 자부루에 대한 실제 생태 정보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야기가 끝난 뒤 자연스럽게 생물 다양성으로 관심이 이어지도록 구성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나서 "자부루가 진짜 있는 새야?"라는 질문이 나왔고, 그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한참 바라본 이유 – 다양성 교육의 진짜 출발점 저희 아이는 혼자 날아가는 자부루 그림 앞에서 한동안 책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저 새는 혼자라서 슬픈 걸까?"라고 물었습니다. 제...

최숙희 괜찮아 리뷰(4~7세, 메시지,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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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에서 장애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고, 여러 공공 도서관에서 추천한 바 있으며,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웅진주니어 출판, 최숙희 작가 글그림의 '괜찮아'를 리뷰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글도 짧고, 구조도 단순하고, 극적인 사건 하나 없지만, 어른인 저에게도 "괜찮아"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어준 책이었습니다.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 '괜찮아'는 4~7세 유아의 자존감과 감정 수용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그림책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기본 정보와 교육적 의미, 그리고 집에서 실제로 활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활용법까지 정리하여 드리겠습니다. 도서 정보와 권장 연령, 4~7세 시기에 왜 중요한가 '괜찮아'는 최숙희 작가가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그림책으로, 웅진주니어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출판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꾸준히 추천을 받아온 책인데, 그 이유가 단순히 내용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이 책이 아이의 발달 단계와 정확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권장 연령은 4세에서 7세입니다. 이 시기는 심리학자 에릭슨(Erik H. Erikson)이 제시한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Psychosocial Development)에서 '주도성 대 죄책감(Initiative vs. Guilt)' 단계에 해당합니다.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란 인간이 일생에 걸쳐 사회적 관계 속에서 심리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한 이론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스스로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실패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아를 만들어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정받는 경험입니다. (에릭슨의 발달단계 이론 및 4~7세에 해당하는 발달단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저는 이 점에서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책의 메시지를 머리로...